[기자의 눈] 명분 없는 파업, 공감도 없다 > 질문답변

"현대차 노조 파업, 정당한 권리지만 명분 없어…대화 나서야"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1조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현대자동차에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7일 통과되면 오는 12일 조정신청을 거쳐 13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체제 이후 무분규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2021년 단체교섭'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에 경영성과급 100%+300만원, 품질향상격려금 200만원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신산업 미래협약 체결,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이대로라면 파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하언태 현대차 사장이 "교섭이 '파행'이 아닌 '동행'의 길로, '투쟁'이 아닌 '미래 생존을 위한 경쟁'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대화를 요청했지만, 노조는 강경한 모습이다. 사실 파업은 정당한 권리이며,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헌법에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헌법 제33조 1항에 규정된 노동3권이다.다만 명분 없는 파업은 공감을 얻기 힘들다. 일반 국민들은 물론 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까지 사무직 노조를 만들며 기존 노조에 등 돌렸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노조 요구인 정년연장만 하더라도 청년층(15∼29세)의 체감 실업률인 확장실업률이 24.3%에 달하는 상황에서 '밥그릇 지키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급여 인상과 성과급 역시 사회 분위기상 마냥 동의하기 힘들다.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3.6%나 줄었고, 올 상반기 반도체 대란 등에 따른 생산차질도 약 7만대에 달한다. 다행히 판매가 늘었지만, 이마저도 낙관하긴 힘들다.내연기관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으로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산업 패러다임도 급변하는 시기에는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생존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진다.앞뒤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파업을 외치는 노조 요구는 공감하기 어렵다. 결국 파업의 피해는 회사와 직원들을 넘어 국가 경제와 국민에게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 뻔하다. 노조가 진심으로 공감을 바란다면 지금은 명분과 더불어 미래를 위한 대화에 나설 때다. 현대차 노사의 2021년 교섭이 파업이 아닌 모범사례로 기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