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58곳 “올해 중간배당”... 여름 보너스가 온다 > 질문답변

현대중공업지주, LG유플러스, 케이씨씨글라스, 이노션, 씨젠, 하나머티리얼즈...올해 ‘여름 보너스'인 중간배당을 처음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기업들이다. 통상 배당은 연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상장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속속 중간배당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중간(반기)배당을 결정한 상장사들은 모두 58곳에 달한다. 코로나 이전이었던 2019년 최대치(49곳)를 넘어섰다. 아직 배당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간배당 기업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배당 금액은 이사회 결의 사항이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올해 기업 실적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에 사상 최대일 것으로 예상된다.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잉여현금흐름(FCF·기업이 번 돈 중 세금이나 비용 등을 빼고 남은 현금)이 현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잉여현금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는데, 이런 트렌드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말했다.◊높아지는 ‘보복 배당' 기대감지난주 현대차 주주들은 뜻밖의 중간배당 소식에 흐뭇해했다. 현대차가 지난 15일 지난해 코로나로 중단했던 중간배당을 올해 다시 하겠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부터 중간배당을 해마다 실시했는데,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현대차 주주 이모씨는 “코로나 때문에 억눌렸던 소비가 ‘보복 소비'라는 형태로 되살아났듯, 지난해 중간배당을 패싱했던 현대차가 올해 (주주들을 위해) ‘보복 배당’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대표적인 고배당주였던 에쓰오일(S-oil)도 지난해 중단했던 중간배당을 재개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에쓰오일은 국제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10년 넘게 유지해왔던 중간배당을 포기했었다.코로나 위기에 대비해서 배당을 자제했던 금융지주사들의 중간배당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금융 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 따라 오히려 배당을 깎아 주주들에게 원성을 샀다.하지만 이달 말 금융 당국이 배당 관련 규제를 풀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주들은 두둑한 중간 보너스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은행들은 분기 배당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주주 환원책을 펼쳐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배당 제한 조치를 감안하면 중간배당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2019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배당 정책이 복구된다고 보면 대형 은행지주의 평균 중간배당 수익률은 1.6%로 추정된다”고 말했다.◊28일 보유하고 있어야 배당받아“대(代)를 이을 수록 내야 할 상속세나 증여세 같은 세금이 많아지고, 비자금을 조성하긴 어려워지죠. 그러니 배당에 관심을 갖는 오너는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증권업계 임원 A씨)여의도 증권가에선 배당에 신경 쓰는 기업들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저금리·고령화 추세와 맞물리면서 예금에 몰려 있던 자산이 배당주로 이동할 것이란 의견이다.배당을 늘리는 기업이 늘어나면, 배당주도 자금이 몰리면서 오를 수밖에 없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포스코 등 고배당주 50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는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올해 29.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5.9% 올랐다.올해 배당주 성과는 매우 양호하지만, 역시 주식이기 때문에 따져봐야 할 점은 있다. 배당률이 높아보인다고 해서 아무 종목이나 사면 곤란하다. 또 향후 업황이 나빠서 주가가 하락할 것 같다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기업의 개별 상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배당을 많이 한 것인데, 고배당 기업이라고 보고 올인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꾸준히 중간배당을 실시해 왔던 기업들은 그나마 배당 예측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중간배당을 실시한 곳은 삼성전자·SK텔레콤·포스코 등 29곳이었다.한편 12월 결산법인의 중간배당 기준일은 6월 30일이다. 30일을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해야 배당을 받는데, 결제까지 이틀 걸리므로 6월 28일까지는 매수해야 한다.[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 조선일보가 뽑은 뉴스, 확인해보세요▶ 최고 기자들의 뉴스레터 받아보세요▶ 1등 신문 조선일보, 앱으로 편하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