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돌 KDI의 자성 "저출산·부동산 해결책 제안 미흡" > 질문답변

KDI·매경 공동 세미나경제개발 시대엔 역할 컸지만긴 호흡으로 풀어야할 문제는제기능 못하고 정권 따라 출렁융합 막는 부처 칸막이도 여전5년짜리 아닌 중장기 연구 필요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매일경제신문과 공동으로 `KDI 개원 50주년 기념 좌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함준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임영재 KDI 50주년추진단장, 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승환 기자] '인구소멸' 위기 경고등이 켜진 출산율과 살인적 집값 상승, 나라를 뒤흔드는 부동산 투기 논란. 단순한 정책 실패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 복잡한 현안을 풀어 나가는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국내 대표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제기됐다. 불평등과 양극화, 저성장과 고용불안, 부동산 문제 등이 만성화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일조해야 할 국책연구기관이 역할을 과연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매일경제가 올해 개원 50주년을 맞이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지난 16일 '한국의 미래를 열다-KDI의 미래, 한국 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한 좌담회에서는 국가 어젠다를 선도해야 할 국책연구기관이 무거운 책임의식 가운데서도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은 이날 좌담회에는 KDI 금융팀 연구위원 출신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함준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초대 국회미래연구원장을 지낸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KDI 부원장을 역임한 임영재 KDI 50주년추진단장이 참석했다.1972년 설립된 KDI를 필두로 잇따라 생겨난 경제·사회 분야 국책연구원들은 산업화와 개발경제 시대에 한국 경제 발전의 밑그림을 그리고 중장기 정책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 왔고, 그중 KDI는 단연 맏형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책연구기관의 위상과 지위, 수행하는 역할이 커다란 전환기에 직면했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임 단장은 "외환위기 전후로 우리나라 경제의 구조와 근본 성격이 변하기 시작했다. 성숙화한 산업화 구조로 이행하면서 불평등과 양극화, 청년실업 등 근시일 안에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만성적 도전과제가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저출산 문제가 대표적이다. 우 연구위원은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저출산 극복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결국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을 보면 과연 우리가 정책을 세우고 추진하는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당면 과제가 점차 더 고차방정식화할수록 정권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종합적·장기적 시야에서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 교수는 "정부 정책의 효과성이 약화하고 있고 해결해야 할 난제는 여러 분야가 관련돼 복잡해지고 있다"며 "반면 정부는 5년 단임제 대통령제하에서 시야가 좁아지고 각 부처의 칸막이가 강화돼 부처 간 총괄 조정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동산 정책의 신뢰 추락이 대표적이다. 함 교수는 "결국 정책 효과는 시장과 정책 주체의 커뮤니케이션에 달려 있다. 정부에 대한 시장 신뢰가 확보돼야 비로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함 교수는 "KDI가 전문성을 가지고 정책 입안과 평가, 실행 과정에서 정부와 국민의 중재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양연호 기자]▶ '경제 1위' 매일경제, 네이버에서 구독하세요▶ 이 제품은 '이렇게 만들죠' 영상으로 만나요▶ 부동산의 모든것 '매부리TV'가 펼칩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