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4월 총선 뒤, 임기 지키라는 대통령 메시지 있었다” > 질문답변

>

윤 “박상기 장관이 조국 선처 묻기에
사퇴하면 재량 생길 거라고 답해”

여당 “채널A 관련 한동훈 비호하나”
윤 “그럴 능력 없어, 식물총장 불려”

민주당, 검사 접대의혹 수사 주문에
윤 “하고 싶은데 지휘권이 없어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서 사퇴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총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지키라고 했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을 때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조 전 장관 선처 방안을 문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윤 총장은 “범죄자의 편지를 근거로 총장의 권한을 박탈하고 있는데 이게 사퇴하라는 압력 아닌가”라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임기라는 것은 취임하면서 국민들과 한 약속이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어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임기 동안 소임을 다하라고 하셨다. 지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도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대통령이)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족들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는 “부득이한 것이었다. 수사해야 하는지 번민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대통령이 장관을 지명하려고 하는데 그날 수십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하는 건 검찰총장으로서 부적절했다”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조 전 장관과 친밀하지는 않지만, 총장 임명 전후에 인사도 하고 여러 차례 만나 논의도 했다. 이 수사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저도 인간이기 때문에 굉장히 번민했다”고 답했다.

“윤 총장이 ‘조 전 장관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주장이 거론되자 “당시 박 전 장관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조 전 장관) 선처가 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야당이나 언론에서 자꾸 의혹을 제기하는데 만약 여기서 사퇴한다면 좀 조용해져서 일을 처리하는 데 재량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답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라임 사건 관련 검찰 출신 야당 정치인 부실수사 논란과 검사 접대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윤 총장은 “야당 정치인 부분에 대해 검사장 직보를 받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욕을 먹지 않도록 철저히 하라고 했고, 철저히 조사하지 않으면 가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며 “검사 접대 이야기는 지난 16일 관련 보도를 접하자마자 10분 안에 남부지검장에게 의혹을 제기한 김모씨(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을 상대로 철저히 조사해 접대받은 사람을 색출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김남국 의원이 검사 접대 의혹에 대한 철저 수사를 재차 주문하자 “제가 그걸 하고 싶은데 수사 지휘 배제가 돼 관여하면 안 된다. 일단 빠지라고 하니까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윤 총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대검이 수사팀에 파견했던 4명의 검사 중에는 ‘술자리 접대’를 받은 검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라임 부도사태가 터지고 사건 처리가 미진하기 때문에 인력을 보충해 지난 2월에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설전이 이어졌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채널A 사건 때 윤 총장이 소집결정권을 가진 전문 수사자문단을 ‘윤석열 라인’인 한동훈 검사장 비호를 위해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당시 대검 차장 주재로 부장들 지휘협의체를 통해 ‘중앙지검과 협의하고 사후 보고하라’고 했고, 의견들이 달라 양쪽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중앙지검에서 설명하러 오지 않아 자문단 소집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궁이 계속 이어지자 “채널A 사건은 지금까지 (혐의를 입증할 만한 게) 나온 게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박 의원이 “그렇게 답하면 한동훈 비호 아니냐”고 맞받았다. 그러자 윤 총장은 “한동훈을 비호할 능력도 없고 인사권도 없다. 밖에서 다 식물총장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재차 반박했다.

이 사건에서 김영대 당시 서울고검장을 중심으로 한 독립수사본부를 구성하기로 했다가 법무부가 합의를 뒤집은 경위에 대해서는 “법무부 속사정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이대로 가면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아 독자적으로 대검 간부를 통해 말씀드렸다”며 “윤 총장이 ‘오케이’하면 내가 추 장관을 설득해 보겠다고 대검과 얘기가 됐는데, 추 장관이 이틀 동안 휴가를 내고 산사에 가서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부인의 재산 축적 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 총장 부부 재산이 65억원 정도로 꽤 많은데 본인은 2억~2억5000만원 정도고 나머지는 부인의 재산이다. 부인의 재산 형성 과정에 관해 물어본 적이 없나”라고 질의했다. 그러자 윤 총장은 “과연 답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대부분 집사람 재산이고 내 나이 50세를 넘어 결혼해 (자세한 재산 형성 과정은 모른다)…”라고 답했다.

김민상·강광우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 네이버에서 중앙일보 받아보기
▶ [영상]코로나 이후 전세계에 닥칠 재앙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