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막아선 그 택시기사, 결국 구속… ‘고의 사고’ 등 인정 > 질문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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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주요혐의 소명… 증거인멸·도망 우려”

택시기사 최모씨가 24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을 뿌리치고 있다. 연합뉴스

고의로 낸 사고의 접촉사고 처리를 요구하며 응급환자가 탄 사설 구급차를 막아세웠다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택시기사가 사건 발생 약 한 달 반만에 결국 구속됐다.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질게”라며 호언장담했던 그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법원에 출석하면서는 “무슨 말이냐”라거나 “뭘!”이라는 답만 내놓았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특수폭행(고의 사고)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택시기사 최모(31)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연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25분쯤 동부지법에 도착한 최씨는 ‘(환자가) 사망하면 책임진다고 했는데 어떻게 책임지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뭘!”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최씨는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 한 도로에서 고의로 한 사설 구급차와 접촉사고를 내고 “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약 10분간 구급차를 막아섰다가 구급차에 탄 70대 폐암 말기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환자(79·여)는 다른 119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져 처치를 받았으나 같은 날 오후 9시쯤 끝내 숨졌다. 최씨는 강동구의 한 택시업체 기사로 일했으며, 사고 당시 입사한 지 3주 정도 지난 상황이었다. 그는 사고 2주만인 지난달 22일 해당 업체에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인이 올린 블랙박스 영상 갈무리. 유튜브 캡쳐

이 사건은 숨진 환자의 아들 김모(46)씨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연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씨는 청원글에서 “(사고 당시) 구급차기사가 택시기사(최씨)에게 ‘응급환자가 있으니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사건을 해결해드리겠다’고 했으나 택시기사는 사건 처리를 먼저 하고 가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구급차기사가 재차 설득했으나 택시기사는 반말로 ‘환자는 내가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보내면 돼’, ‘저 환자 죽으면 내가 책임질게’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택시기사 최씨는 또 해당 구급차 뒷문을 열고 환자의 사진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와는 무관한 구급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김씨는 이어 “어머니는 무더운 날씨 탓에 쇼크를 받아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였다”며 “우여곡절 끝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어머니는 눈을 뜨지 못하고 단 5시간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 죄목은 업무방해죄밖에 없다고 하는데 가벼운 처벌만 받고 풀려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며 “긴급자동차를 막는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된다,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면서 택시기사의 엄벌을 촉구했다. 이 청원에는 현재까지 약 72만명이 참여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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